DC 확장 유니버스(DCEU)에서 가장 빠른 히어로이자 멀티버스 세계관의 핵심 인물인 ‘플래시’는 단순한 슈퍼히어로가 아닙니다. 그가 가진 속도 능력은 단순한 빠른 이동을 넘어 시간과 현실을 조작하는 힘까지 내포하고 있죠. 특히 2023년 개봉된 영화 『플래시』는 배리 앨런이라는 인물이 지닌 트라우마와 인간적 고뇌, 그리고 히어로로서의 책임을 동시에 보여주며 기존 히어로물과는 다른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플래시』 영화의 전체 줄거리와 세부 플롯, 주요 캐릭터 설정, 그리고 국내외 평가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해 이 영화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플래시 줄거리
『플래시』의 중심은 ‘속도’를 가진 영웅 배리 앨런이 과거를 바꾸고 싶어 한다는 욕망에서 시작됩니다. 그의 어머니 노라 앨런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 헨리 앨런은 살인 누명을 쓰고 수감 중입니다. 배리는 정의를 실현하고 범죄자를 잡는 법의학 분석가로 일하면서도, 자신의 가족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의 삶은 실험 중 우연히 번개에 맞아, ‘스피드 포스’라 불리는 초월적인 속도의 힘을 얻으면서 급격히 달라지죠. 영화의 플롯은 단순한 히어로 액션이 아닌,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로 인한 무모한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배리는 스피드 포스의 힘으로 시간을 역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어머니의 죽음을 막기 위해 과거로 뛰어듭니다. 그러나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를 바꾸면 현재와 미래가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영화는 전개됩니다. 배리는 결국 과거에 개입하여 어머니가 살해당하지 않게 만드는데 성공하지만, 이로 인해 현재가 변형되고 멀티버스가 뒤틀립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차원의 젊은 배리 앨런과 마주치고, 둘은 힘을 합쳐 상황을 바로잡으려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살리려는 집착은 두 배리 모두를 위태롭게 만들며, 그들의 선택은 우주적 균형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멀티버스 설정을 활용해 다른 차원의 배트맨(마이클 키튼), 슈퍼걸(사샤 칼)이 등장하며 배리의 여정에 동참합니다. 이들은 배리와 함께 지구를 위협하는 제네럴 조드의 공격에 맞서 싸우지만, 어떤 희생도 없이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배리는 결국 어머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눈 후,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원래의 시간선으로 돌아갑니다. 감정적으로 절정에 달하는 이 장면은 단순한 히어로 영화 이상의 여운을 남깁니다.
등장인물
『플래시』 속 인물들은 각각 복잡한 내면과 서사를 지닌 캐릭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배리 앨런은 단순히 빠른 영웅이 아니라, 어머니의 죽음을 막고 싶다는 절박함과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영웅으로서의 책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입니다. 영화는 이런 배리의 심리적 성장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그의 초능력은 축복이자 저주이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영화의 중심 테마가 됩니다. 또한, 다른 차원의 젊은 배리 앨런은 현재의 배리와 성격 면에서 대조적인 인물로, 충동적이고 경솔한 모습을 보입니다. 두 배리의 상호작용은 단순한 코믹 릴리프를 넘어서, 배리 스스로가 자신의 과거 미숙함과 현재의 책임감을 대면하게 하는 장치가 됩니다. 배트맨(브루스 웨인)은 멀티버스 속 또 다른 현실에서 활동하는 노련한 히어로로, 배리에게 중요한 조언자 역할을 합니다. 마이클 키튼이 다시 연기한 이 배트맨은 DC 팬들에게 향수를 선사하며, 깊이 있는 연기로 플래시의 여정에 의미를 더합니다. 그는 “우리는 선택을 바꿀 수 있지만, 그 선택이 불러오는 결과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고 말하며 배리의 무모함을 경고합니다. 슈퍼걸인 카라 조엘(사샤 칼)은 기존 슈퍼맨과는 또 다른 차원의 캐릭터로 등장해, 강인함과 연약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입체적인 인물입니다. 그녀 역시 자신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플래시와 배트맨과 함께 싸우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희생을 치릅니다. 이러한 인물들은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플래시와 함께 주제를 깊이 있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제네럴 조드는 ‘맨 오브 스틸’과의 연결 고리를 제공하는 적대자로, 슈퍼걸과의 대립을 통해 멀티버스 전투의 스케일을 확장합니다. 그러나 그의 등장은 단순한 악역이 아닌, ‘힘의 균형’이라는 또 다른 화두를 던집니다. 그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으로 싸우는 인물로 묘사되어, 평면적인 악역 이상의 깊이를 지닙니다.
국내외 평가와 반응
『플래시』는 DC 확장 유니버스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개봉 후 평가는 다소 엇갈렸습니다. 해외 평론가들은 멀티버스 설정과 마이클 키튼 배트맨의 복귀, 그리고 슈퍼걸의 등장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전체적인 스토리 구성과 CGI 완성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Rotten Tomatoes에서는 비평가 평점이 60%대, 관객 평점은 80%대를 기록하며 대중과 평단의 시각 차이를 보여줬습니다. IMDb에서는 6점대 후반을 유지했으며, 일부 해외 매체들은 플래시의 감정선과 메시지에는 높은 점수를 주었으나, 기술적 완성도와 액션의 몰입도에서는 DC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부족하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DC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마블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기존 팬층과 히어로 장르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어머니와의 이별 장면과 배리의 감정선이 깊이 있게 그려졌다는 점에서 ‘단순 액션 히어로 영화가 아닌, 인간적인 성장 서사가 돋보인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일부 관객들은 플롯이 다소 복잡하고 초반 전개가 느리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흥행 면에서는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익이 기대보다 낮은 결과를 보였지만, 이는 DC의 리부트 과정과 경쟁 작품들의 개봉 시기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티버스 설정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며, 향후 DC 유니버스의 전개 방향에 중요한 밑그림을 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플래시 팬들은 영화가 배리 앨런 캐릭터의 인간적인 면모를 잘 담아냈다는 점을 높이 샀으며, 시각적 연출과 과거 캐릭터들과의 교차 등장에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반면, 히어로물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관객들에게는 다소 복잡한 설정이 장벽이 되었다는 지적도 병존합니다.
『플래시』는 단순한 히어로 영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작품입니다. 인간이 누구나 품고 있는 ‘과거를 고치고 싶다’는 욕망과 그 욕망이 불러올 수 있는 파장, 그리고 책임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을 던집니다. 배리 앨런이라는 캐릭터는 초능력을 지녔지만, 결국 선택 앞에서는 우리와 같은 인간일 뿐이며, 그 선택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몸소 겪으며 성장합니다. 멀티버스라는 거대한 설정 안에서도 개인의 감정과 선택, 책임이라는 주제를 잃지 않은 『플래시』는 액션과 감정, 스케일을 모두 아우르는 작품으로, 특히 DC 세계관의 팬들에게는 의미 있는 히어로 성장 서사로 기억될 것입니다. 가벼운 히어로 액션물을 넘어서, 선택과 희생, 그리고 그로 인한 성숙을 그려낸 이 영화는 단 한 번이라도 '과거를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던 모든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