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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개봉한 영화 패딩턴: 페루에 가다(Paddington in Peru)는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패딩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전편들이 런던을 배경으로 한 따뜻한 일상과 소소한 해프닝에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은 보다 본격적인 모험 서사로 전환하여 한층 확장된 세계관과 감정선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영화는 패딩턴이 태어난 고향 ‘페루’로 떠나는 여정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정체성 탐색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전개된다. 본 글에서는 영화의 자세한 줄거리, 주요 등장인물과 배우들,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관객들의 반응을 종합하여 정리한다. ‘세계가 본 패딩턴’이라는 관점에서 각 문화권의 수용 방식도 함께 살펴본다.
패딩턴 페루에 가다 줄거리
이야기는 런던의 윈저 가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패딩턴이 고모 루시의 100번째 생일을 맞이해 고향인 페루를 방문하기로 결심하면서 시작된다. 브라운 가족 역시 이 특별한 여정을 함께 하기로 하고, 가족 전체가 남미로 향하는 여정이 펼쳐진다. 영화 초반에는 익숙한 런던 배경과 브라운 가족의 유쾌한 일상이 그려지며 관객의 몰입을 도운다.
하지만 페루에 도착한 일행은 곧 예기치 못한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루시 고모가 갑작스럽게 사라졌고, 그녀가 머무르던 곰들의 수도원은 폐쇄 위기에 놓여 있다. 수도원장은 그녀가 고대 유적과 관련된 임무를 위해 떠났다고 말하고, 패딩턴은 그녀의 흔적을 쫓기 위해 정글 속으로 향한다. 이때부터 이야기는 단순한 가족 영화가 아닌, 신비한 유적을 찾는 모험과 문화적 메시지가 담긴 탐험물의 양상을 띠게 된다.
영화의 중반부는 아마존 밀림을 배경으로 펼쳐지며, 숨겨진 고대 사원, 잃어버린 지도, 그리고 미스터리한 퍼즐 등이 등장한다. 패딩턴과 브라운 가족은 각자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고, 점점 더 루시 고모가 남긴 단서들을 맞춰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패딩턴은 자신이 왜 런던에 오게 되었는지, 왜 가족이라는 개념에 그토록 집착하는지에 대한 감정적 성장을 겪는다. 이전 작품들이 유머와 따뜻함에 집중했다면, 이번 영화는 정서적인 울림이 더욱 깊고 강하게 다가온다.
후반부에서는 루시 고모가 실제로 자신을 희생해 문화재를 지키고자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이 영화가 단순한 모험극을 넘어서 ‘보존’, ‘희생’, ‘문화적 연대’ 등의 주제를 다룬다는 점이 부각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패딩턴은 루시 고모의 정신을 이어받아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고, 브라운 가족과 함께 런던으로 돌아가는 결말은 큰 여운을 남긴다.
등장인물
패딩턴의 목소리는 시리즈 내내 벤 위쇼(Ben Whishaw)가 맡아왔다. 그의 섬세하면서도 따뜻한 목소리는 단순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넘어 진짜 인격체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패딩턴 특유의 순수함, 정의감, 그리고 상황에 따라 드러나는 인간적인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브라운 가족 역시 그대로 등장한다. 휴 보네빌(Hugh Bonneville)이 연기한 헨리 브라운은 여전히 고집스럽고 소심한 아버지지만, 이번에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샐리 호킨스(Sally Hawkins)가 맡은 메리 브라운은 가족 내 정신적 지주로, 영화에서 탐험대의 리더 역할까지 해내며 여성 캐릭터의 주체성과 리더십을 잘 표현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주요 새 인물 중 하나는 페루 현지 가이드인 가브리엘라이다. 이 캐릭터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패딩턴이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있어 큰 영향을 주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녀는 토착민의 후손으로서, 서구 문명과 원주민 문화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상징적 인물이다. 또한 적대적인 고고학자 ‘레이먼드 교수’는 문화재를 이윤의 수단으로 보는 인물로, 문화적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패딩턴 시리즈에서 정서적 중심에 있었던 고모 루시는 이번 영화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플래시백을 통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녀는 단순한 보호자가 아닌, 패딩턴에게 ‘사랑’과 ‘양심’을 심어준 인물로 그려지며, 이번 영화에서는 ‘보이지 않는 주인공’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구성은 패딩턴의 선택과 성장에 더욱 설득력을 부여한다.
국내외 반응
패딩턴: 페루에 가다는 개봉과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영국에서는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고르게 관객이 몰리며 흥행을 기록했고, BBC는 “패딩턴은 이제 영국을 넘어 세계의 곰이 되었다”고 평했다. 가디언은 “정서적으로 가장 완성도 높은 패딩턴 영화”라며 별점 5점을 주었고, 로튼토마토 평점은 비평가 92%, 관객 평점 96%를 기록 중이다.
미국에서는 ‘전 연령층 가족영화’라는 포지셔닝이 성공했다. 특히 디즈니나 픽사식 감동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감정을 안겨줬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는 “단순한 귀여움 이상의 철학을 담은 영화”라고 리뷰했으며, 유명 평론가 로저 에버트닷컴에서는 “올해 최고의 가족영화”라고 극찬했다.
한국 관객들도 영화에 열광했다. 개봉 첫 주 주말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고,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에서는 가족 관객의 예매율이 높게 나타났다.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웃기고 울컥하게 만드는 패딩턴의 매력은 여전하다”, “아이가 집중해서 본 첫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울었다” 등의 진솔한 반응이 이어졌다.
문화적으로도 흥미로운 점은, 각국이 패딩턴이라는 캐릭터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공감한다는 점이다. 영국에서는 ‘시민의식’, 한국에서는 ‘정’, 미국에서는 ‘다양성과 포용’의 상징으로 해석되며, 이는 곧 이 영화가 보편적인 가치를 품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세계가 공감한 따뜻한 모험의 가치
패딩턴: 페루에 가다는 단순히 어린이들을 위한 귀여운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정체성의 회복, 가족의 의미, 그리고 문화 간 이해라는 보편적 주제를 따뜻한 감성과 깊은 서사로 풀어낸다. 패딩턴의 성장 이야기 속에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삶의 메시지가 담겨 있으며, 각기 다른 문화권의 관객들이 동일한 감동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름을 포용하는 따뜻한 마음’이라는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는 오늘날 가장 필요한 가치 중 하나다. 패딩턴은 더 이상 영국만의 곰이 아니다. 그는 전 세계인의 곰이 되었고,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작은 희망의 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