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개봉한 DC 확장 유니버스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퀸의 황홀한 해방)는 슈퍼히어로 장르 안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작품입니다. 기존 DC 영화들이 남성 히어로 중심의 전통적인 영웅 서사를 보여줬다면, 이 작품은 여성 중심의 액션과 캐릭터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차별화된 매력을 선보였습니다. 조커와의 관계를 끝낸 할리퀸이 스스로의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만난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의 협업과 연대가 주요 테마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의 전체 줄거리, 주요 등장인물 소개, 국내외 반응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봅니다.
버즈 오브 프레이 줄거리
영화는 고담시를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할리퀸(마고 로비)은 조커와의 관계가 끝난 후, 자신이 보호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과거 조커의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고담의 범죄자들에게 손대지 못하게 했던 무형의 보호막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별 사실을 세상에 알린 할리퀸은 새 출발을 선언하지만, 곧 고담 전역의 수많은 원한을 산 인물들에게 쫓기기 시작합니다. 이때, 고담의 위험한 갱스터 보스 로만 시오니스(블랙 마스크)와 그의 부하 빅터 자즈가 새로운 갈등의 중심에 섭니다. 로만은 한 가족이 지니고 있던 특수한 다이아몬드를 차지하려 합니다. 이 다이아몬드에는 고담 마피아의 숨겨진 은닉 계좌 정보가 담겨 있어, 이를 확보하면 고담의 경제적 패권을 쥘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다이아몬드는 우연히 어린 소매치기 카산드라 케인의 손에 들어가고, 그녀는 이를 삼켜버리는 돌발 행동으로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할리퀸은 로만에게 목숨을 구걸하면서 카산드라를 넘기겠다고 약속하지만,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카산드라에게 정이 들기 시작합니다. 이와 동시에 고담 경찰 레니 몬토야는 부패한 경찰 조직과 싸우며 진실을 파헤치고, 노래방에서 일하는 다이나 랜스(블랙 카나리)는 로만의 지시 아래에서 일하다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이들과 합류하게 됩니다. 또 다른 인물인 헬레나 버텔리니(헌트리스)는 과거 가족이 몰살당했던 비극적 사건의 복수를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각자의 목적을 가진 여성들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팀으로 뭉치게 되고, 로만과의 결전을 준비합니다. 특히 클라이맥스인 놀이공원에서의 전투 장면은 화려한 색감과 독창적인 액션으로 인상 깊게 그려집니다. 최종적으로 로만은 할리퀸의 기지와 팀워크로 패배하게 되고, 할리퀸은 자신만의 길을 찾아 새 출발을 합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다이아몬드를 넘긴 뒤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는 할리퀸과, 나머지 여성 영웅들이 ‘버즈 오브 프레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팀을 구성하는 모습으로 마무리됩니다.
등장인물
할리퀸 (Harley Quinn) - 마고 로비
할리퀸은 원래 정신과 의사였지만 조커와의 관계 속에서 변해버린 인물입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조커의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나 독립적인 캐릭터로 자리잡으며, 자신만의 생존 방식과 가치관을 만들어 나갑니다. 예측 불가능하고 엉뚱한 유머감각, 화려한 비주얼, 그리고 카산드라와의 인간적인 유대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마고 로비는 이 캐릭터를 단순한 악당이 아닌 복잡하고 입체적인 여성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로만 시오니스 / 블랙 마스크 (Roman Sionis) - 이완 맥그리거
블랙 마스크는 고담시의 잔인하고 허세 가득한 갱스터입니다. 그는 공포와 폭력을 이용해 권력을 유지하며, 다이아몬드를 통해 고담을 장악하려는 욕망을 드러냅니다. 영화 속에서 과장된 감정 표현과 광기 어린 면모를 보여주며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완 맥그리거는 이 캐릭터를 세련되면서도 위협적인 인물로 잘 소화했습니다.
카산드라 케인 (Cassandra Cain) - 엘라 제이 바스코
어린 소매치기 소녀로, 중요한 다이아몬드를 훔쳐 영화의 갈등을 촉발시키는 인물입니다. 코믹스에서는 뛰어난 무술 실력과 암살자로 알려져 있지만, 영화에서는 아직 어린 시절을 배경으로 그려지며 순수함과 거리의 생존력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카산드라와 할리퀸 사이의 관계는 영화에서 가족애에 가까운 따뜻한 감정을 전달합니다.
레니 몬토야 (Renee Montoya) - 로지 페레즈
정의감 넘치는 경찰이지만 부패한 고담 경찰 조직 속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는 인물입니다.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고군분투하며, 결국 자신의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동료들과 손잡습니다. 레니 몬토야는 현실적인 고민과 강한 책임감을 가진 캐릭터로서 영화의 중심축 중 하나입니다.
다이나 랜스 / 블랙 카나리 (Dinah Lance) - 저니 스몰렛
노래방 가수로 일하지만, 초음파를 이용한 강력한 능력을 지닌 히어로입니다. 블랙 마스크의 밑에서 일하다가 양심의 가책과 정의감에 이끌려 할리퀸 일행에 합류하게 됩니다. 블랙 카나리 특유의 음파 공격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 액션 시퀀스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헬레나 버텔리니 / 헌트리스 (Helena Bertinelli) -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
어린 시절 마피아 패밀리의 학살을 경험한 암살자로, 오직 복수를 위해 살아왔습니다. 헌트리스는 뛰어난 활 솜씨와 전투 기술을 지녔으며, 사회성은 다소 부족하지만 인간적인 매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다른 여성들과의 관계 속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흥미롭게 그려집니다.
국내외 반응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는 국내외에서 상당히 다양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내에서는 할리퀸이라는 캐릭터 자체에 대한 팬층이 강한 반면, 영화의 전체적인 전개와 구성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나뉘는 편입니다. 일부 관객들은 기존 DC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밝고 화려한 비주얼과 경쾌한 액션, 여성 중심의 스토리라인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기존 다크 히어로물의 진중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팬들에게는 다소 가벼워 보인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한국 박스오피스에서는 6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중간 수준의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DC영화 중 여성 중심 영화의 한계라기보다는, 마케팅 부족과 팬층의 집중도가 떨어졌던 결과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해외에서는 특히 마고 로비의 연기력과 할리퀸의 독립적인 서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79%라는 꽤 높은 점수를 받았고, IMDb 평점은 6.1점으로 평균 수준이지만 캐릭터 중심 영화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습니다. 해외 팬 커뮤니티에서는 "DC가 마블과 다른 길을 보여준 영화", "여성 서사의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평가와 함께, 스토리라인의 간결함과 액션의 스타일리시함이 언급되었습니다.
다만 일부 비판도 존재합니다. 이야기 전개가 다소 산만하고, 악당인 블랙 마스크의 위협감이 충분히 살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액션의 짜임새나 긴장감 면에서는 일부 DC 팬들이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리퀸이라는 캐릭터가 여성 서사의 주인공으로 자리잡았다 는 점, 그리고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의 협업을 그렸다는 시도 자체는 팬들과 평론가 모두에게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퀸의 황홀한 해방)는 단순한 히어로 액션 영화가 아닙니다. 조커의 여자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할리퀸이 스스로의 삶을 찾는 여정을 그린 독립 선언서와도 같은 작품입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만남과, 각자의 아픔과 욕망을 딛고 함께 나아가는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울림을 줍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기존 슈퍼히어로물의 공식에서 벗어난 시도, 그리고 여성 캐릭터 중심의 서사 구조는 DC 영화 속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독창적인 여성 히어로물의 등장이 계속되기를 기대해봅니다.